월간 <부록> 2022년 10월 호
'일상이라는 기둥'
작가: 권명규
우리는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그중에는 삶을 뒤흔들 만큼 중요한 사건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고 싶었던 대학에 합격하거나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연인이 되는 일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일들은 삶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반면 오랫동안 준비한 시험에 떨어지거나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일은 삶을 다소 우울한 쪽으로 끌고 갈 수도 있겠습니다.
이 커다란 사건들로 인해 우리의 삶은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합니다. 울고 웃고를 반복하며 저마다의 굴곡을 만들어나갑니다. 사람들은 제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이 커다란 사건, 인생의 변곡점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갑니다.
물론 변곡점이라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그러나 정작 삶을 지탱하는 것은 일상입니다. 소중한 변곡점들 사이에는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들이 무수히 많고, 그 일상들로 하여금 우리는 살아갑니다. 강아지가 내 품으로 달려드는 아침과 예능을 보며 마시는 맥주 한 캔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삶을 견뎌내겠습니까.
잘 마른 낙엽이 내는 바스락 소리에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반쯤 감긴 눈을 마저 뜨게 합니다. 뭐든지 때려 부수는 스펙터클 영화는 무거운 마음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평범한 경험들이 모여 하루를 이룹니다. 하루는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은 일 년이, 일 년은 일상이 됩니다. 당연하게도 낙엽과 커피는 곧 잊혀지고 영화의 줄거리도 반년쯤 지나면 생각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은 줄곧 제자리를 지키며 삶을 나아가게 합니다.
일상을 지루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별한 사건을 크게 느끼는 만큼 일상을 작게 여기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일상을 다채롭고 단단하게 쌓아갈 때 우리의 삶은 조금 더 아름다워집니다.
월간 <부록>은 일상에 대한 칼럼입니다. 제가 겪는 평범한 하루들이 담길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그저 평범함뿐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일상을 의미 있게 살아내고 싶은 저의 시선, 의지, 태도 같은 것들을 함께 담으려고 합니다. 부디 제 시선이 <부록>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무리 의미 있는 일상을 보내려고 해도 돌이켜보면 아쉽게 지나쳐버린 사람들, 사건들, 생각들이 꽤나 많습니다. 아쉽게 지나버린 일상을 조금이나마 채워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여러분들의 한 달에 제 짧은 <부록>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월간 <부록>의 게재 날짜는 매달의 마지막 날입니다.
비록 <부록>이라는 이름이지만, 어떤 부록은 쌓이고 쌓여 새로운 본문을 만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일상을 다채롭게 가꾸는 일에 월간 <부록>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록>이 여러분 삶의 본문이 되는 것이 제 아득한 목표이기도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월의 마지막 날에 두 번째 <부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모쪼록 한 달 동안 편안하고 아늑한 일상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월간 <부록> 2022년 10월 호
'일상이라는 기둥'
작가: 권명규
우리는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그중에는 삶을 뒤흔들 만큼 중요한 사건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고 싶었던 대학에 합격하거나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연인이 되는 일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일들은 삶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반면 오랫동안 준비한 시험에 떨어지거나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일은 삶을 다소 우울한 쪽으로 끌고 갈 수도 있겠습니다.
이 커다란 사건들로 인해 우리의 삶은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합니다. 울고 웃고를 반복하며 저마다의 굴곡을 만들어나갑니다. 사람들은 제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이 커다란 사건, 인생의 변곡점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갑니다.
물론 변곡점이라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그러나 정작 삶을 지탱하는 것은 일상입니다. 소중한 변곡점들 사이에는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들이 무수히 많고, 그 일상들로 하여금 우리는 살아갑니다. 강아지가 내 품으로 달려드는 아침과 예능을 보며 마시는 맥주 한 캔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삶을 견뎌내겠습니까.
잘 마른 낙엽이 내는 바스락 소리에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반쯤 감긴 눈을 마저 뜨게 합니다. 뭐든지 때려 부수는 스펙터클 영화는 무거운 마음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평범한 경험들이 모여 하루를 이룹니다. 하루는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은 일 년이, 일 년은 일상이 됩니다. 당연하게도 낙엽과 커피는 곧 잊혀지고 영화의 줄거리도 반년쯤 지나면 생각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은 줄곧 제자리를 지키며 삶을 나아가게 합니다.
일상을 지루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별한 사건을 크게 느끼는 만큼 일상을 작게 여기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일상을 다채롭고 단단하게 쌓아갈 때 우리의 삶은 조금 더 아름다워집니다.
월간 <부록>은 일상에 대한 칼럼입니다. 제가 겪는 평범한 하루들이 담길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그저 평범함뿐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일상을 의미 있게 살아내고 싶은 저의 시선, 의지, 태도 같은 것들을 함께 담으려고 합니다. 부디 제 시선이 <부록>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무리 의미 있는 일상을 보내려고 해도 돌이켜보면 아쉽게 지나쳐버린 사람들, 사건들, 생각들이 꽤나 많습니다. 아쉽게 지나버린 일상을 조금이나마 채워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여러분들의 한 달에 제 짧은 <부록>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월간 <부록>의 게재 날짜는 매달의 마지막 날입니다.
비록 <부록>이라는 이름이지만, 어떤 부록은 쌓이고 쌓여 새로운 본문을 만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일상을 다채롭게 가꾸는 일에 월간 <부록>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록>이 여러분 삶의 본문이 되는 것이 제 아득한 목표이기도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월의 마지막 날에 두 번째 <부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모쪼록 한 달 동안 편안하고 아늑한 일상을 보내시길 바랍니다.